2022년 질병관리청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및 사례분석 연구결과 보고
The 2022 Annual Report on Toxicology Surveillance and Severe Poisoning Cases at Emergency Departments in Korea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investigated the actual incidence of acute poisoning in Korea on a nationwide scale, with the aim of laying the groundwork for future initiatives in prevention, strategic antidote distribution, and the development of effective emergency treatment for acute poisoning.
Methods
The study analyzed data from 3,038 patients who presented to emergency departments with poisoning-related conditions from June 1, 2022 to December 31, 2022 at 10 sites in nine cities across the country. We extracted data on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oisoning cases, including demographic characteristics (age and gender), place of exposure, reason for poisoning, route of exposure, and the substance involved in the poisoning incident. Age-related patterns in reasons for poisoning, medical outcomes, frequent and primary poisoning substances, and deaths were also analyzed.
Results
The population analyzed in our study was predominantly female, with women constituting 54.74% of all cases. Among infants and children, non-intentional poisoning due to general accidents was the most common cause, accounting for 71.43% of cases. Conversely, suicidal poisoning was more prevalent among teenagers and adults over 20. Fifty-two patients died during the study period, with males comprising approximately two-thirds (67.31%) of these fatalities. Pesticides were the most common poisoning substance among those who died, accounting for 55.77% of such cases. Notably, a significant majority of the victims were elderly individuals aged 60 and above.
Conclusion
This study holds substantial significance, since it represents the first comprehensive investigation and analysis of the symptoms, treatment, and causes of death due to poisoning in Korea on a national scale. By substantially expanding the range and types of poisonous substances examined, we were able to more precisely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and clinical patterns of poisoning cases nationwide.
서론
비의도적인 중독으로 인한 국내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46.7명으로 전체 비의도적 손상 중 운수사고, 추락, 화상에 이어 네 번째의 발생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인구 10만 명당 1.2명이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1). 중독질환은 환자 발생규모에 비해 높은 입원율과 사망률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2). 또한 자살 및 자해의 수단으로 일산화탄소, 농약, 치료약물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 의도적인 중독에 대한 역학적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3,4). 중독질환의 발생예방 및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중독물질 정보뿐만 아니라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증상 및 징후, 해독제 사용, 예후 등에 대한 전국 단위 자료의 확보와 축적이 필수적이다. 미국은 2023년 6월 기준, 총 55개의 미국 중독관리센터(America’s Poison Centers)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화 및 인터넷 상담을 통해 확보된 중독물질 특성, 임상증상, 진료결과 등의 정보를 국가 차원의 독성정보시스템인 National Poison Data System (NPDS)에 실시간에 가깝게 축적하고 있다. 또한 매년 발간되는 NPDS 연례보고서는 중독의 주요 원인 및 치료의 추세 변화 등의 일반적 보고내용을 포함하여 신규 중독물질의 조기 발견, 예방, 교육, 임상연구, 중독물질의 생산 및 판매 규제 등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5).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특별시가 2021년 국내 최초로 서울특별시 독성물질 중독예방 및 사고안전에 관한 조례(서울특별시조례 제7524호)를 근거로 서울특별시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를 설립하여 급성 중독의 주요 원인 및 특성을 파악하고 올바른 중독물질 정보 및 응급처치방법 등을 제공하고 있다6).
중독질환의 역학적 특성에 대한 기존 조사는 질병관리청의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사업과 국가응급진료정보망(National Emergency Department Information System)을 통해 이루어졌으나 중독의 다양한 역학적 특성 파악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중독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층 실태조사, 사례분석 및 지역・물질별 맞춤형 예방사업 추진 등 중독 예방・관리체계의 단계적 구축을 목표로 2022년 6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전국 9개 시도 10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에 내원한 중독질환자를 대상의 중독 심층 실태조사 및 사례분석조사를 시행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2022년 중독 심층 실태조사 및 사례분석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중독의 원인, 노출경로,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의 종류 등 다양한 역학적 특성을 비롯하여 증상, 치료, 사망사례 등의 임상경과를 분석하였다.
대상과 방법
1. 연구대상
본 중독 심층 실태조사 및 사례분석조사는 2022년 6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시행되었다. 참여기관은 질병관리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에 참여 중인 전국 8개 시군구 소재 응급의료기관 9개소(서울 2개소, 경기, 충북, 강원, 대구, 전북, 전남 광주, 울산 각 1개소)를 선정하였으며, 지역적 균등성을 고려하여 비참여 의료기관(대전 1개)을 추가 선정하였다. 중독질환의 정의는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 손상기전이 중독으로 등록된 환자 외 뱀, 벌, 곤충 등에 물림, 쏘임, 연기흡입, 산소결핍 장소에 갇힘, 부식, 화학물질 또는 다른 물질에의 노출에 의한 영향 등의 손상기전으로 등록된 환자를 추가로 포함한 반면 독액성 동물이 아닌 개, 고양이 교상 환자는 제외하였다.
2. 조사항목 및 방법
조사항목은 공통 항목, 심층 항목(중독물질/증상 및 징후/치료/해독제)으로 구성하였으며,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의 중독 심층 항목인 ‘중독의 이유’, ‘중독물질의 출처’, ‘중독물질의 양’에서 ‘중독의 이유’, ‘중독물질의 출처’는 본 조사항목의 공통 항목으로, ‘중독물질의 양’은 심층 항목으로 반영하여 조사항목을 세분화하였다.
본 조사의 공통 항목은 조사결과의 확장성 및 범용성 제고를 위해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의 ‘의료기관번호’, ‘환자식별번호’, ‘내원일자’, ‘성별’ 등 주요 변수를 선정 후 동일한 항목, 동일한 값을 반영한 총 35개의 변수로 구성하였다.
심층 항목은 중독의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중독물질, 중독의 증상 및 징후, 중독환자의 치료와 관련된 항목으로 구성하였고 주사망원인, 직접사인 등 사망환자에 대한 변수를 포함하였다. 세부 심층 항목 중 중독물질 항목은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의 중독물질 분류를 기본으로 하되 치료약물, 농약, 인공독성물질의 경우 총 110개의 세부 물질 코드를 추가 구성하였으며, 여러 가지 물질에 노출된 환자를 고려하여 중독물질을 최소 1종에서 최대 7종까지 입력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각의 중독물질은 노출경로, 노출 양, 형태에 대한 하위 코드를 구성하였으며 중독질환의 발생 시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일차중독물질 변수를 구성하였다. 중독에 의한 증상 및 징후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기 위하여 구성된 증상 및 징후 항목은 전신, 신경계, 심혈관계, 호흡기계, 위장관계, 간담도계, 신장계, 혈액계, 대사계 및 기타로 구성된 43개의 변수를 포함하였다. 치료 항목은 중독환자의 치료과정에 대한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16개의 변수를 통해 치료 항목별 시행 시각과 횟수, 당시의 환자 상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도록 구성하였다. 해독제 항목은 총 37종의 해독제에 대한 사용 여부로 구성하였다. 이와 같은 조사항목은 데이터의 정확한 수집과 분석을 위해 전자증례기록지(electronic case report form)로 입력, 관리하였다.
조사방법은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와 동일하게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조사지침서 기반의 표준화된 지침에 따라 조사를 실시하였다. 내원 전 자료는 구급활동일지를 활용하고, 응급실 내원 자료는 면접조사와 의무기록조사를 근거로 입력하였다. 조사에 참여하는 연구진은 주기적으로 입력된 중독자료를 검토하여 누락된 항목은 의무기록 재확인, 전화 및 면접조사를 통해 보완하여 전자등록지에 익월 15일까지 등록하였다. 복수의 조사기관에서 대량으로 축적되고 있는 조사 자료의 완결성, 적시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일 조사기관별 입력 현황을 공유 데이터베이스(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등록하여 관리하였으며, 조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내 등록, 7일 내 입력완료’를 독려하였다. 또한 조사 자료의 타당성, 일관성 유지를 위해 데이터 품질관리체계를 마련하여 각 조사기관별 조사원을 대상으로 매월 2회 질 관리 회의를 개최하였다. 질 관리 회의 시 관리 책임자는 참여기관별, 일별, 월별 입력건수 외에도 미상률, 결측률을 확인하였으며, 조사원으로부터 자료 입력 시 발견되는 기술적 오류 및 문의사항에 대한 분석과 평가과정을 거쳐 각 조사원에 품질관리 결과를 환류하였다.
3. 결과변수 및 분석방법
중독환자별로 최소 1개에서 최대 7개까지 조사된 노출물질 수를 기준으로 상위 25종의 다빈도 노출물질을 분석하였으며, 중독의 의도성 여부는 조사된 ‘중독의 이유’ 항목을 재분류하여 과용(약물중독) 등으로 대표되는 의도적 중독, 약물부작용 및 사고 등에 의한 비의도적 중독, 상해를 목적으로 한 기타 중독으로 세분화하여 분석하였다. 사망환자는 2022년 6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내원한 환자 중 해당 기간 또는 그 이후 사망한 환자로 정의하였으며, 사망사례기록지를 통해 응급실 도착 시점부터 사망 시점까지 기록된 이학적 검사결과 및 임상경과를 요약하여 제시하였다(Supplement 1).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조사항목을 통해 분석대상자의 성별, 연령대를 포함한 인구학적 특성, 노출장소, 중독의 이유, 노출경로, 중독물질 등 중독의 일반적 특성을 확인하였으며, 연령과 연관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중독의 이유, 진료결과,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 사망사례에 대해서 연령군별 교차분포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빈도와 백분율로 통계적 수치를 제시하였으며, 모든 분석은 SPSS Statistics for Window ver. 26.0 (IBM Corp., Armonk, NY, USA)를 이용하였다.
결과
1. 중독질환자의 특성
최종 분석대상자는 2022년 6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전국 9개 시도 10개 조사기관에 중독질환으로 인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3,095명 중 중독질환 제외 사유인 고양이 물림으로 내원하였거나 진료기록이 없는 환자 57건을 제외한 3,038명으로 구성되었다(Fig. 1). 조사기간 내 중독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 수는 조사기관이 소재한 전국 9개 시・도・구 인구 약 1,370만 명 대비 1,000명당 0.22명으로 분석되었다(Table 1). 분석대상자의 성별은 여성(54.74%)이 남성(45.26%)보다 많았다. 연령대별 발생률은 20대 18.37%, 50대 14.88%, 40대 13.86% 등의 순이며 70–80세 이상의 고령층과 10세 이하의 영유아・아동의 발생률은 각 14.78%, 2.76%로 분석되었다(Table 2).
2. 중독물질 노출장소
중독물질의 노출장소는 집 68.68%, 야외(바다, 강) 10.59%, 상업시설 4.47% 등의 순이었으며, 농장 및 기타 일차산업장(2.50%)을 비롯한 그 외의 장소에서 노출된 경우는 각 100건 미만으로 분석되었다(Table 3).
3. 중독의 원인
중독의 원인으로는 자살 목적 55.63%, 일반적 사고 20.41%, 환경 중독 7.27% 등의 순이었으며, 오용(의도적 잘못 사용)을 비롯한 그 외 중독 원인은 각 100건 미만으로 분석되었다. 연령대별 주요 중독 원인으로는 0–9세 영유아의 경우 일반적 사고가 전체의 1.97%, 연령대의 71.43%로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10대와 20세 이상 성인의 경우 자살 목적이 각 222건(전체의 7.31%, 연령대의 72.31%), 1,468건(전체의 48.32%, 연령대의 55.46%)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Table 4).
4. 중독물질의 노출경로와 특성
중독물질의 주요 노출경로는 경구 65.40%로 전체 노출경로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물림/쏘임 16.66%, 흡입 11.19%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눈(3.16%)을 비롯한 그 외의 노출경로는 각 100건 미만으로 분석되었다(Table 5). 노출된 물질의 수는 1개(72.80%), 2개(11.05), 3개(6.72%), 4개(4.13%)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5개 이상의 물질에 노출된 경우는 전체 사례의 5.31%에 해당하였다(Table 6).
5.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의 종류와 노출 특성
Table 7은 본 조사에서 정립한 중독물질 분류기준에 따라 상위 25종의 다빈도 노출물질, 중독질환 발생과 증상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일차중독물질, 단일 노출물질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 25종의 다빈도 노출물질은 벤조디아제핀 16.45%,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9.12%, 벌 8.07%, 일산화탄소 7.48%, 기타 및 미상의 항우울제 7.33%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으며, 25종의 다빈도 노출물질 중 치료약물이 15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일차중독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17.43%, 벌 13.55%, 일산화탄소 12.25%, 졸피뎀 8.49%, 아세트아미노펜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 6.31%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단일 노출물질은 벌 19.37%, 일산화탄소 14.82%, 벤조디아제핀 10.64%, 졸피뎀 8.61%,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5.80%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1) 영유아(0–4세)에서의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의 종류
영유아에서의 상위 25종 다빈도 노출물질 중 일차중독물질은 벌, 기타 및 미상의 동물 8건(12.90%), 비타민・식이보충제, 일산화탄소,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 5건(8.06%), 벤조디아제핀계, 기타 산성 물질 3건(4.8%)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그 외의 물질은 각 2건 이하의 빈도로 분석되었다(Table 8). 영유아에서의 단일 노출물질 역시 이와 유사한 빈도로 분석되었다.
2) 성인(20세 이상)에서의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의 종류
성인에서의 상위 25종 다빈도 노출물질 중 일차중독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16.35%, 벌 13.48%, 일산화탄소 12.88%, 졸피뎀 9.31%,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6.21%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성인에서의 단일 노출물질 역시 이와 유사한 빈도로 분석되었다(Table 9).
3) 치료약물에서의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의 종류
치료약물에서의 상위 25종 다빈도 노출물질 중 일차중독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30.11%, 졸피뎀 14.66%, 아세트아미노펜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 10.9%,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10.83%, 기타 및 미상의 항우울제 5.13%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Table 10).
4) 중독의 의도성에 따른 다빈도 일차중독물질의 종류
중독의 의도성에 따른 일차중독물질 분포는 의도적 중독 86.34%, 비의도적 중독 13.1% 기타 중독 0.56%의 순으로 의도적 중독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11). 의도적 중독 내 다빈도 일차노출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20.75%, 졸피뎀 10.07%, 일산화탄소 7.91%, 아세트아미노펜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 7.19%,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7.14 등의 순으로 치료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의도적 중독에서의 다빈도 일차노출물질은 일산화탄소 7.04%,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 1.59%, 기타 미상의 살충제 0.62%, 아세트아미노펜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 0.56%, 벤조디아제핀계 0.51% 등의 순으로 의도적 중독 내 다빈도 노출물질의 분포와는 차이를 보였다.
6. 증상, 치료 및 진료결과
1) 주요 증상 및 징후
중독으로 인한 주요 증상 및 징후는 QTc 간격 연장(남 ≥430 ms, 여 ≥440 ms) 11.57%, 고혈압(systolic blood pressure [SBP] ≥140 mm Hg or diastolic blood pressure [DBP] ≥90 mm Hg) 11.2%, 빈맥(>100회) 7.04%, bicarbonate 농도 감소(<22 mmol/L) 6.88%, 젖산산증(>2.0 mmol/L) 6.35%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Table 12).
3) 약물 제거 치료
중독환자의 약물 제거 치료는 지속적 신대체요법과 소변알칼리화 치료가 각 30건(40.0%)씩 시행된 것으로 분석되어 활성탄 반복투여, 혈액투석 각 6건(8.0%), 혈액관류/혈액여과 3건(4.0%)에 비해 높은 빈도로 시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Table 14).
4) 전문 치료
중증 중독환자의 전문적인 치료로는 기도삽관(29.54%)이 주로 시행되었으며, 기계환기요법(24.64%), 고압산소치료(18.30%), 승압제 투여(17.0%), 심폐소생술(5.19%)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Table 15).
5) 해독제 투여
총 730건의 해독제 투여 사례 중 플루마제닐(flumazenil) 투여가 210건(28.7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N-아세틸시스틴(N-acetylcystine) 103건(14.11%), 안덱사네트(andexanet) 92건(12.6%), 리퀴드 에멀전(lipid emulsion) 69건(9.45%), 티아민(thiamine) 59건(8.08%) 등이 그 뒤를 이었다(Table 16).
6) 응급진료 결과
응급실 입원 후 증상이 호전되어 귀가한 사례는 총 1,300건으로 전체 분석대상자의 42.79%에 해당하였다(Table 17). 또한 자의로 퇴원 685건(22.55%), 중환자실로 입원 474건(15.6%), 일반병실로 입원 400건(13.17%), 기타 36건(1.18%) 등과 함께 내원 시 이미 사망한 상태(dead on arrival)을 포함하여 응급실 내에서 사망한 사례도 13건(0.43%) 확인되었다.
7) 연령군에 따른 입원 후 진료결과
전체 분석대상자에서 진료결과가 미상인 2,208명을 제외한 환자 830명 중 20세 이상 성인이 730명으로 전체 입원환자의 87.95%에 해당하였다(Table 18). 0–9세의 영유아・아동군은 입원환자 전원이 정상 퇴원하였으며, 10대는 정상 퇴원 7.59%, 자의 퇴원 3.61%으로 분석되었다. 20세 이상 성인의 입원 후 진료결과는 정상 퇴원 48.43%, 자의 퇴원 19.64%, 전원 10.60%를 비롯해 입원 후 사망한 사례도 33건(3.98%) 확인되었다.
8) 성별・연령군에 따른 사망 결과
사망환자는 입원 후 사망 37명, 응급실 내 사망 15명을 포함한 총 52명(조사기간 중 내원 및 조사기간 내 사망 46건, 조사기간 중 내원 및 조사기간 이후 사망 6건)으로 전체 분석대상자의 1.71%에 해당하였다. 사망환자의 성비는 남성 67.31%, 여성 32.69%로 남성이 여성이 비해 약 2배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사망환자의 연령분포는 80세 이상 34.62%, 70대 25.00%, 60대 15.38%, 50대 7.69%, 40대와 30대 각 5.77%, 20대 3.85%, 10대 1.92% 순으로 분석되었다(Table 19).
고찰
본 연구는 2022년 중독 심층 실태조사 및 사례분석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중독의 원인, 노출경로, 다빈도 및 일차중독물질의 종류 등 다양한 역학적 특성과 증상, 치료, 사망사례 등의 임상경과를 분석한 기술연구(descriptive study)로, 중독환자의 연령군, 중독의 이유, 노출되는 중독물질의 종류에 따라 중독질환의 역학적 특성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조사기간 내 전국 10개 응급의료기관에 내원한 중독환자 3,038명의 남녀 비와 20세 이상 성인 환자의 비율은 각 1:1.21, 87.14%로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수치는 중독환자들의 역학적 특성을 보고한 최근 연구의 남녀 비 및 성인 환자 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4,7). 본 연구결과, 0–9세 영유아・아동군의 71.43%에서 일반적 사고에 의한 비도적인 중독이 발생하였으며, 입원 후 진료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미상 사례를 제외한 전원이 정상 퇴원하였다. 미국 중독관리센터는 2021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12세 미만의 비의도적인 중독사고가 같은 해 발생한 전체 중독사고의 45%에 달한다고 발표하였으며, 소아 중독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0–9세 중독환자의 전원이 주로 치료약물이나 화학제품 등에 의한 비의도적인 중독환자에 해당한다고 보고하였다5,8). 영유아・아동은 주변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 욕구가 강한 반면, 위험에 대한 인지력이 낮아 주로 가정에서 보관 중인 치료약물이나 화학제품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이러한 영유아・아동의 경우 연령에 따라 인지 및 운동 발달능력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연령과 발달사항을 고려하여 가정 및 보육시설을 중심으로 성인보호자를 동반한 중독사고 예방교육과 관련 보건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10대 학령기 청소년의 자살 목적 중독 사례는 연령군 내 72.31%에 해당하였다. 10대 환자의 연령분포는 5세 미만에서 높은 빈도를 나타낸 후 감소폭을 보이다가 10대 후반에서 다시 증가하는 이정점 분포를 보이는 이전 관련 연구들과 결과와 일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10대 학령기 청소년 중독환자 중 1명의 경우 벤조디아제핀계를 비롯한 10여 종의 치료약물을 자살 목적으로 복용하여 만성노출이 동반된 급성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렇듯 학령기 청소년에서는 의도적 중독빈도가 높으며, 의도적 중독은 여러 종류의 치료약물에 대한 과량 복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8,10). 또한 본 연구결과 10대 입원환자의 9.77%가 자의 퇴원한 것으로 분석되어 입원 권유에 비교적 비협조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보고된 연구결과도 청소년 연령에서의 의도적 중독으로 인한 입원 필요 및 자의 퇴원빈도가 동반 증가한 결과를 근거로 중증도가 높아진 반면, 진료 협조도가 낮은 학령기 중독환자의 특성을 설명한 바 있다11).
이렇듯 학령기 청소년 중독환자는 앞서 설명한 영유아・아동 중독환자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며, 우울장애 유병률의 증가와 함께 항우울제, 진정제 등 항정신병약이 처방이 늘고 있어 자의적 판단에 의한 오용 또는 자살 목적의 과량 복용을 예방할 수 있도록 담당의료진과 보호자의 지속적인 복용 지도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12).
20대 이상 성인의 자살 목적 중독 사례는 연령군 내 55.46%에 해당하였으며, 중독질환의 발생과 증상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일차중독물질 상위 10종 물질은 벌과 뱀을 제외하고는 치료약물(벤조디아제핀계, 졸피뎀,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등), 일산화탄소, 글라이포세이트,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 등으로 조사되었다. 20세 이상 성인을 포함한 전체 연령군의 상위 25종 다빈도 노출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 벌, 일산화탄소, 기타 미상의 항우울제, 졸피뎀, 항정신병약 등의 순으로 조사되어 치료약물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존 국내 연구에서도 치료약물이 농약,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의도적 중독의 발생 및 사망의 주요 원인물질로 보고되었으며, 특히 벤조디아제핀을 비롯한 진정제에 의한 중독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2,13,14).
중독환자는 독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급성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다양한 경우가 많으나 본 연구에서 분석된 주요 증상 및 징후는 QTc 간격 연장(남 ≥430 ms, 여 ≥440 ms) 11.57%, 고혈압(SBP ≥140 mm Hg or DBP ≥90 mm Hg) 11.2%, 빈맥(>100회) 7.04%, bicarbonate 농도 감소(<22 mmol/L) 6.88%, 젖산산증(>2.0 mmol/L) 6.35%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증상에 따라 활성탄 투여 49.67%, 위장관 세척 41.55% 등의 흡수억제술기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중증 중독환자의 전문적인 치료로는 기도삽관(29.54%)이 주로 시행되었으며, 기계환기요법(24.64%), 고압산소치료(18.30%), 승압제 투여(17.0%), 심폐소생술(5.19%)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총 730건의 해독제 투여 사례 중 플루마제닐 투여가 210건(28.77%)으로 가장 많았으며, N-아세틸시스틴 103건(14.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본 연구에서 주요 중독물질로 분석된 벤조디아제핀 중독환자들에서 중증합병증의 발생빈도를 감소시킴과 동시에 의식회복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플루마제닐 투여가 일반적인 해독제로 사용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체 분석대상자의 42.79%가 응급진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귀가하였으나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에 입원한 경우도 각각 15.60%, 13.17%로 보고되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치료 및 입원을 거부하고 자의 퇴원한 경우가 22.55%로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기존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응급실에 내원한 전체 환자의 자의 퇴원율이 1%–2%에 그치는 반면 중독환자에서의 자의 퇴원율은 약 15%–19% 정도로 알려져 있어 주로 약물의 오남용 또는 불법약물 복용으로 인한 형사적 및 윤리적 문제 또는 경제적 부담에 직면해 있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15-17).
조사기간 내 사망환자는 응급실 내 사망 37명, 입원 후 사망 12명 등을 포함한 총 52명으로 남성(67.31%)이 여성(32.69%)에 비해 약 2배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사망환자의 중독물질은 농약이 29건(55.77%)으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으며, 농약 중독에 대한 세부 물질별로는 글라이포세이트 9건(31.03%), 유기인계 7건(24.14%) 등의 순이었으며 2012년 이후 판매가 중단된 파라쿼트계(그라목손)도 2건(6.9%) 확인되었다. 이러한 농약 중독 사망률은 다수의 관련 연구를 통해 47%–69.5%의 높은 수준으로 보고되었다3,15,18,19). 최근 10여 년간 연평균 18,700톤의 농약이 농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유통되고 있으며, 2012년 파라쿼트계 농약 판매 중단 이후 글라이포세이트, 유기인계 농약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0,21).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농업 인구를 대상으로 농약 안전 사용 및 보관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일반인에게는 독성이 강한 농약의 구입을 제한하는 등 다각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망환자의 75%가 60세 이상의 노인 중독환자였으며 농약 중독으로 인한 사망환자 29명 중 40대 1명을 제외한 28명이 60세 이상의 노인 중독환자로 분석되었다. 중독환자의 수는 30–50대 청장년층에서 가장 많으나 사망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기저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은 노인환자의 경우 생리적으로 취약하여 예후 역시 불량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2,15,22). 이러한 연구결과는 최근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노인 중독환자에 대한 사례관리 등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보다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진료체계 구축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갖고 있다. 첫째, 본 연구는 전국 9개 시도 10개 응급의료기관에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된 결과로 조사대상 외 응급의료기관 및 병의원을 이용하였거나 경증의 증독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은 ‘병원 전 단계’의 중독환자를 포함하지 않고 있어 모든 중독환자의 특성을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교적 경증의 비의도적 중독질환을 중심으로 중독예방 정보 및 현장 기반 응급처치방법을 제공하는 서울특별시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에서 수집하고 있는 ‘병원 전 단계’ 중독환자의 역학적 특성에 대한 비교 분석 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분석기간이 6개월로 한정되어 중독질환의 계절적 발생 특성 및 장기적 예후에 대한 결과는 제시되지 않았다. 셋째, 중독환자의 사회경제적 특성이 중독질환의 발생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사회경제적 조사항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의도적 중독으로 인한 사망환자의 경우 보호자를 통해 우울장애, 암, 치매 등 동반 상병이 일부 보고되었으나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확인이 어려웠다. 이에 향후 환자의 직업, 소득규모, 흡연, 음주, 수면 등의 생활행태를 포함하여 보호자 요인에 대한 조사가 추가하여 의도적 중독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개입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근거자료 마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전국 규모의 중독질환 발생 특성과 임상적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기존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자료와 국가응급진료정보망의 중독 조사항목을 기반으로 중독물질의 범위와 종류를 대폭 확대하여 중독의 증상 및 징후, 치료와 사망원인 등에 대해 최초로 조사・분석한 연구로서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연령군 및 의도성에 따른 상위 25종의 다빈도 노출물질, 일차중독물질에 대한 분석결과를 제시하여 중독질환 예방정책 및 프로그램 수립 시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론
본 연구를 통해 기존 중독 조사항목을 기반으로 중독물질의 범위와 종류를 대폭 확대하여 중독의 증상 및 징후, 치료와 사망원인 등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중독환자의 연령군 및 중독의 이유에 따라 노출되는 중독물질의 종류와 그에 따른 역학적 특성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인구사회학적 요소 및 중독의 의도성을 고려한 중독질환 예방정책 및 치료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Notes
이해상충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지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이 논문은 대한임상독성학회지와 다른 학회지에 동시 투고되지 않았으며 이전에 다른 학회지에 게재된 적이 없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2022년도 질병관리청의 정책연구용역사업으로 수행되었다(질병관리청 2022-12-107, 고려대학교산학협력단 Q2212431). 본 연구의 원활한 수행을 도와주신 김상철(충북대학교병원), 김선휴(울산대학교병원), 김현(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박정배(경북대학교병원), 이의중(고려대학교안암병원), 이재광(건양대학교병원), 전우찬(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태오(전북대학교병원), 조용수(전남대학교병원) 교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