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응급실로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자의 양상 및 주요 수단으로서의 중독질환 변화 추이 분석(2011–2020)
Patterns of self-harm/suicide attempters who visited emergency department over the past 10 years and changes in poisoning as a major method (2011–2020)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Suicide ranks among the top causes of death among youth in South Korea.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suicidal individuals treated at emergency departments between 2011 and 2020.
Methods
A retrospective analysis was conducted using data from January 2011 to December 2020 in the Injury Surveillance Cohort, a prospective registry. Patients’ sex, age, mortality, methods of self-harm, and previous suicide attempts were analyzed. The methods of self-harm were categorized into falls, asphyxiation, blunt injuries, penetrating injuries, poisoning, and others. Sub-groups with and without poisoning were compared.
Results
The proportion of self-harm/suicide attempts increased from 2.3% (2011) to 5.0% (2020). The mortality rate decreased from 10.8% (2011) to 6.3% (2020). Poisoning was the most common method (61.7%). Mortality rates ranged from 42.0% for asphyxiation to 0.2% for blunt injuries. Individuals in their 20s showed a marked increase in suicide/self-harm attempts, especially in the last three years. A large proportion of decedents in their 70s or older (52.6%) used poisoning as a method of suicide. The percentage of individuals with two or more previous attempts rose from 7.1% (2011) to 19.7% (2020). The death rates by poisoning decreased from 7.7% (2011) to 2.5% (2020).
Conclusion
Our findings underscore the urgent need for targeted interventions and suicide prevention policies. Managing and reducing suicide and self-harm in emergency settings will require a focus on poisoning, the 10–29 age group, and the elderly. This paper will be valuable for future policies aiming to reduce the societal burden of suicide and self-harm.
서론
자살은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이며, 한국인 중 10–30대의 사망원인으로 1위, 40–50대의 사망원인으로는 전체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한다1). 한국인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국가들 중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2). 응급실로 내원하는 손상 환자 중 자해/자살 시도자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3).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은 다시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여러 국가에서는 다양한 예방 및 사후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관리하고 있다4-8). 이를 위해서는 자살 사망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분석하거나 자살 시도자의 임상 특징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위험요인을 찾아 예방정책 수립 및 개입방안을 마련하고 있다9). 실제로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를 강화한 이후 전반적 자살위험도가 높은 환자의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 시도로 인한 사망률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10). 이 밖에도 공익광고, 자살예방 안전망 강화, 심리부검 등을 통해 국가 자살률을 관리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응급실로 내원하는 자살 시도 환자들 중 중독은 가장 다빈도로 이용되는 수단이며, 사망률이 낮아 반복적인 자살 시도자의 자살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11).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중독 수단으로 내원한 10대 자살 시도자가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 그 중요성은 배가될 것으로 생각된다12).
본 연구는 지난 10년간(2011–2020) 응급실로 내원한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의도성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자해/자살 시도자의 발생률과 사망률, 주요 수단의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자해/자살 사망환자와 자해/자살 수단 및 주요 수단으로 알려진 중독을 중심으로 환자군의 특성을 파악하여 자살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상과 방법
본 연구는 2011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질병관리청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에 등록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는 23개 참여병원의 응급실을 방문한 모든 손상환자를 대상으로, 손상환자의 발생기전과 원인에 대한 통계를 산출하고, 손상예방 및 관리정책의 수립・평가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료이다13). 2006년 5개 참여 병원으로 시작하여, 2008년에 8개소, 2010년에 20개소, 2015년에 23개소로 확대되었다. 손상환자에 대해 손상 종류, 발생 시 상황 등에 대해 공통적으로 조사하며, 심층 주제 역시 추가적으로 기재된다. 상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손상의도성’(내원사유) 항목에서 자해/자살 코드가 입력되어 있는 환자군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본 데이터에는 환자의 나이, 성별, 보험, 내원수단, 음주 여부, 손상기전(자해자살 수단), 병력, 손상장소, 자해/자살 시도 과거력, 응급실 진료결과, 입원 진료결과 등이 공통조사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고, 본 연구에서는 나이, 성별, 손상기전, 자해/자살 시도 과거력, 진료결과를 중점으로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상기 변수들의 지난 10년간 변화를 시계열 방법으로 분석했다. 응급실로 내원한 자해/자살 환자 발생률의 경우, 각 연도별로 응급실로 내원한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코드가 입력되어 있는 환자 수를 응급실 손상환자 전체 수로 나누어 산출하였다. 자해/자살 시도 수단은 심층조사 내 ‘손상기전’ 항목에서 추출하였고, 추락, 둔상, 관통상, 질식, 중독, 기타(운수사고, 기계, 온도, 신체 과다사용, 날씨/자연재해, 기타)으로 분류하여 정의하였다.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는 ‘자해/자살 시도 과거력’ 항목에서 추출하였으며, 2011년부터 2018년까지 ‘0회’, ‘1회’, ‘2회’, ‘3회 이상’ 항목으로 집계되었고, 2019년부터 자살 ‘3회 이상’은 ‘2회 이상’으로 통합하여 분류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전 자살 시도횟수를 0회, 1회, 2회 이상으로 분류하였다. 사망환자의 경우 ‘응급진료결과’ 항목에서 사망으로 표기된 환자들과 ‘입원 후 결과’ 항목에서 사망으로 표기된 환자로 정의하여 집계하였다. 이 두 환자군을 합하여 사망률을 산출하였다. 아울러 자해/자살 시도 수단 중 중독을 따로 분류하여, 중독에 의한 자해/자살 시도자의 성별, 연령대, 이전 자해/자살 시도 과거력, 사망률을 세부 분석하였다.
분석프로그램으로는 IBM SPSS ver. 19.0 (IBM Corp., Armonk, NY, USA)을 사용했으며, 평균 비교는 t 검정, 비율 비교는 카이제곱검정이 이용되었다.
이 연구는 고려대학교병원 연구윤리위원회 심의(IRB no., 2023AN0343)를 받았으며, 동의서 취득은 면제되었다.
결과
1. 연구대상의 선택 및 특성
2011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에 등록된 환자 수는 총 2,600,298명이었으며, 그 중 자해/자살로 내원한 환자는 74,455명이었다. 남자가 33,835명(45.4%), 여자가 40,620명(54.6%)이었고 평균 연령은 41.7±19.0세였다. 자해/자살 수단으로는 추락 3,406건, 둔상 3,208건, 자상/관통상 15,223건, 질식 5,495건, 중독 45,902건, 기타 1,131건, 미상 90건이었다(Fig. 1).
2. 손상환자 대비 자해/자살 시도자 발생률 및 자살 시도에 따른 사망률 연도별 변화 추이
응급실로 내원한 손상환자 대비 자해/자살 시도자의 비율은 2011년 2.3%에서 2020년 5.0%까지 상승했으며(p<0.001), 이러한 경향은 최근 2년간 그 상승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Fig. 2). 사망률은 2011년 10.8%에서 2020년 6.3%까지 감소하였다(p<0.001) (Fig. 3).
3. 자해/자살 시도 수단의 연도별 변화 및 수단별 사망률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이용된 자해/자살 시도 수단은 중독(61.7%)이었으며, 그 뒤로 자상(20.4%), 질식(7.4%), 둔상(4.3%), 추락(4.6%), 기타(1.5%), 미상(0.1%) 순이었다. 자해/자살 환자 중 중독환자의 비율은 최고 63.8% (2014년)였으며 최저 59.5% (2020년)였다. 10년 동안 자상 환자의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최저 16.5% (2014년), 최고 25.3% (2020년)였다(Fig. 4). 자해/자살 시도 중 가장 사망률이 높은 수단은 질식(42.0%), 추락(41.6%)이었으며, 미상(12.2%), 중독(4.0%), 기타(3.6%), 자상(0.6%), 둔상(0.2%) 순이었다(p<0.001). 자해/자살 시도 수단 중 질식의 비율은 2011년 8.1%에서 2013년에 8.8%로 증가했다가, 2020년에 6.3%까지 소폭 감소하였고(p<0.001), 추락 환자의 비율은 2011년 3.4%에서 2020년 5.7%로 소폭 증가하였다(p<0.001).
4. 자해/자살 시도자 연령의 연도별 변화 추이와 연령대별 사망률
10년간 자해/자살 시도 환자 중 10대 이하의 환자는 8,143명(10.9%), 20대 환자 16,239명(21.8%), 30대 환자 12,736명(17.1%), 40대 환자 13,316명(17.9%), 50대 환자 10,454명(14.0%), 60대 환자 5,483명(7.4%), 70대 환자 5,149명(6.9%), 80대 이상의 환자는 2,935명(3.9%)으로,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였다(p<0.001).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개년 동안 20대의 비율은 전체 환자 중 19.2%였으나,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비율은 23.5%로 증가하였다. 최근 2개년만을 보면 2019년에 24.6%, 2020년에는 29.3%로 그 상승세가 더욱 가파른 것으로 보인다(p<0.001) (Fig. 5).
10대 이하의 자해/자살 시도 환자는 2.9%의 사망률을 보였고, 20대는 3.2%, 30대 5.2%, 40대 6.9%, 50대 9.6%, 60대 13.6%, 70대 19.7%, 80대 이상의 환자에서는 21.4%의 사망률을 보였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높았다(p<0.001). 자해/자살 시도의 발생률은 20대에서 가장 높았던 데 반해, 사망률은 70대 이상의 환자군에서 가장 높았다.
5. 연령대별 자해/자살 수단 분포 비교
모든 연령층에서 중독이 자해/자살 시도 수단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었고, 10–20대의 자해/자살 시도 환자에서 48.7%, 70대 이상의 환자에서는 78.6% 비율로 이용되었다(Fig. 6). 사망자(n=5,710)의 연령 분포는 10대 이하 4.1%, 20대 9.0%, 30대 11.6%, 40대 16.0%, 50대 17.5%, 60대 13.1%, 70대 17.8%, 80대 이상은 11%였다(Fig. 7). 연령대별 자살 수단을 분석해 봤을 때, 10대 이하 사망자 중 주요 자살 수단은 추락(67.7%)이었으며, 20대 역시 추락(43.9%)과 질식(40.8%)이 주요 수단이었다. 30–50대의 중장년층에서는 질식이 주요 수단이었다(30대 51.5%, 40대 50.9%, 50대 49.8%). 60대 이상의 사망자군은 중독이 주요 자살 수단이었으며 60대 사망자군에서는 40.5%, 70대에서는 50.8%, 80대 이상의 사망자에서는 55.4%가 중독으로 사망하였다(Fig. 7).
6.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 변화 및 시도횟수와 사망률과의 상관성
환자의 이전 자해/자살 시도 과거력으로는 ‘0회’(첫 자살 시도)가 42,082건(56.5%)으로 가장 많았다. ‘1회’가 8,012건(10.8%), ‘2회 이상’이 8,540건(11.5%), ‘미상’이 14,691건(19.7%), 결측값이 1,130건(1.5%)으로 확인되었다. 시계열 변화를 보았을 때 지난 10년 동안,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가 ‘2회 이상’인 환자군의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2011년 7.1%에서 2020년 19.7%까지 증가하였다(p<0.001) (Fig. 8). 환자의 이전 자해/자살 시도 이력과 사망률의 관계는 ‘이전 자살 시도 없음’에서 7.0%, ‘1회’에서 3.5%, ‘2회 이상’에서 2.3%, ‘미상’에서 15.6%, 결측치에서 0.5%였다(p<0.001).
7. 자해/자살 시도의 주요 수단으로서 중독환자(n=45,902명)의 특성 비교 분석
지난 10년간 중독환자는 남성 40.8%, 여성 59.2%로 여성이 더 많았으며, 비중독환자는 남성이 52.8%, 여성이 47.2%로 남성이 더 많았다(p<0.001). 중독환자의 평균 연령은 45±19.3세였으며, 비중독환자의 평균 연령은 36.6±17.2세로 중독환자의 평균 연령이 더 높았다(p<0.001).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가 0회, 1회, 2회 이상인 비율은 중독환자의 경우 각각 59.1%, 12.1%, 10.6%, 비중독환자의 경우 각각 52.1%, 8.6%, 12.8%로 중독환자에서 이전 자해/자살 시도가 없거나 1회 있었던 비율이 높았다(p<0.001) (Table 1). 사망률은 중독환자에서 4.0%, 비중독환자에서 13.6%였다(p<0.001) (Table 1).
중독환자 대상 연령대별 변화추이는 10대 이하는 2011년 9.8%에서 2020년 10.9%, 20대는 2011년 15.8%에서 2020년 24.7%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p<0.001) (Fig. 9). 중독환자의 사망률은 최고 7.7% (2011년)이었으며 최저 2.5% (2020년)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p<0.001) (Fig. 10).
고찰
본 연구는 지난 10년간 자해/자살 시도자의 특성 변화를 살피고, 주요 자해/자살 수단인 중독환자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응급실로 내원한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시도율은 증가하였으며,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자살 사망률 감소에 있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식과 추락의 발생률은 큰 변화는 없었으나 다빈도 수단인 중독에 의한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독은 전 연령층에 걸쳐 가장 많이 이용된 수단이었으며, 10–20대의 젊은 층에서의 환자가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했다. 고령의 자살 시도군에서 사망률이 높았고, 사망환자군에서는 청년층에서 추락, 중장년층에서 질식, 노년층에서 중독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다. 중독 대 비중독환자군을 비교했을 때 중독은 전 연령층에 걸쳐, 주로 여성 환자에게서 사용된 수단이었으며 첫 자살 시도 및 두 번째 자살 시도인 경우가 많았다.
본 연구결과 자해/자살 환자는 응급실로 내원한 전체 손상환자 수 대비 2.3%에서 5.0%로 점차 증가하였으며, 특히 2019년부터 2020년 기간에 그 증가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였다. 자해/자살 시도 내원환자의 수는 늘었으나, 사망률은 10.8%에서 6.3%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0년 호주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두 개의 응급센터에서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 중 자해/자살 시도 환자의 비율은 2009년 1.3%에서 2018년 3.1%로 증가하였으며14), 2020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발표에서도 응급실에서 자살사고 및 자해로 내원한 환자는 지난 2년간 25.5%가 증가하였고 지난 20년 이내에 근로 연령 성인의 자살률은 약 40% 증가했다고 보고하였다15). 2020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2000년 전 세계적으로 791,855명이 자살로 사망했으며, 이 수는 점차 감소하여 2019년 703,220명이 사망하였다16). 이런 해외 연구결과나 보고는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이 자해/자살 시도율은 증가하고, 자살 사망률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자해/자살 수단으로 중독이 가장 다빈도를 차지했으며(61.7%), 그 뒤로 자상/관통상이 뒤를 이었다. 자해/자살 수단별 사망률은 질식, 추락이 각각 42%, 41.6%로 가장 높았으며 중독은 4.0%로 상대적으로 낮은 사망률을 보였다. 2016년 Canner 등17)이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가장 다빈도로 이용된 수단은 중독이었으며(66.5%), 자상이 그 뒤를 이었다(22.1%). 2019년 미국 독성물질관리센터 연구결과에 따르면 10–15세의 환자의 경우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중독을 수단으로 한 자해/자살 환자가 감소하였으나, 2011년부터 2018년에는 125%–299%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하였다18). 본 연구결과로는 국내에서 자해/자살 수단으로서 중독은 2011년 62.4%, 2014년에는 63.8%, 2020년 59.5%로 소폭의 변화는 있었으나 꾸준히 가장 주요한 자해/자살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Kwak 등11)은 사회적으로 자살 시도자들의 사후관리 및 자살예방 관리대상으로서, 자살 시도 수단으로 중독을 이용한 환자군의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국내에서는 자살 시도자에 대한 집중관리정책의 일환으로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사업 등을 통해 자살 시도자의 초기평가, 사후관리, 지역사회연계 등을 통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살 시도에 주요 사용되는 주요 물질들에 대한 관리 정책 또한 시행되고 있다19). 여기에 더하여 의도적 중독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결과, 자해/자살을 시도한 연령대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2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높았으며, 그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다. Stapelberg 등14)이 2020년 호주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응급센터로 내원한 자해/자살 환자 중 15–24세의 젊은 여성층의 증가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6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10만 명당 자해/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내원한 인구는 큰 변동은 없었으나, 15–19세 여성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보고하였다17). Griffin 등20)이 2018년에 시행한 연구에서는 아일랜드에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응급실로 내원한 10–24세의 자해/자살 시도 환자는 약 22%가 증가했으며 주로 10–14세의 여성에서 가장 증가 폭이 컸다고 보고하였다. 젊은 층에서의 자해/자살 시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며, Steele 등21)은 10대 자살 시도군의 위험요인으로 성소수자 및 이전 자살 시도 과거력, 학대 및 폭력 노출, 그리고 가족의 정신과적 과거력 및 가족의 자살 이력을 선정하였다. 국내 연구에서는 경쟁적인 학업분위기, 상담 등의 정신적 지지를 찾는 행태의 감소, 그리고 부모의 이혼, 학교폭력 등을 위험요인으로 보았다22). Farah 등12)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시기에 10–19세의 환자군에서 그 이전 시기에 비해 중독 자해 환자가 30.0% 증가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상기 연구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20대 환자군이 2011년에는 전 연령대의 자해/자살 시도군 중 21.0%였으며, 2018년에는 22.7%, 2019년에는 24.6%, 2020년에는 29.3%로 2018–2020년 기간에 특히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Fig. 5). 본 연구에서도 중독환자 중 10–20대의 비율은 2011년 25.6%에서 2022년 35.7%로 급격히 증가하였다(Fig. 9). 더욱 효과적으로 자살 시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해/자살 시도의 증가 속도가 빠른 10–20대 연령층을 주요 대상으로 한 의도적 중독질환 예방교육 등 구체적이고 자해/자살 시도 다빈도 연령층에 대한 집중적 관리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 연령층에서 이용된 자해/자살 시도 수단 중 중독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나, 젊은 층에서는 더 낮은 비율로(48.5%–48.9%), 고령층에서는 더 높은 비율로(78.2%–79.3%) 이용되었다. Wu 등23)에 따르면 연령별, 성별에 따른 주요 자살 사망 수단은 각 국가마다 추이가 조금씩 달랐으며, 총기 소지가 불법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국가 차원에서 볼 때 총상은 주요 수단 중 하나로 보고되며, 58개국에서 자살 사망자의 주요 자살 사망 수단은 질식이라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전체 자살 사망자 중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방법이 질식이었고(40.4%), 중독이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된 수단이었다(32.1%). 또한 연령층에 따라 자살 수단의 차이를 보였는데, 청소년-청년층에서는 추락, 중장년층에서는 질식, 노년층에서는 중독을 주요 수단으로 선택하였다. 비록 중독은 질식이나 추락과 같은 수단보다 그 사망률이 낮으나(4.0%) 노년층에서의 중독은 치명적이었다. 본 연구와 유사하게, Beghi 등24)은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자해 수단 중 특히 중독을 자살의 위험요인으로 평가하였다. 각 연령층에 맞는 자살 예방정책과 함께, 특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자살 시도 예방 및 중독 예방정책 마련 등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우선순위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자해/자살 환자의 자살 시도 과거력을 시계열로 분석해 봤을 때 10년간 이전 자살 시도횟수가 2회 이상인, 자해/자살 시도를 반복적으로 시행한 환자군의 비율이 7.0%에서 19.7%로 크게 상승하였다(Fig. 9). 반복적인 자살 시도자의 경우 이전에 사용하였던 수단을 다시 사용하고, 나아가 실제 자살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음을 고려해볼 때25), 이러한 자살 수단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관리하는 것이 자살 차후 자살 예방프로그램을 보완/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이러한 수단을 자주 이용하는 환자군(연령, 성별, 이전 자살 시도 이력)을 분석하면 자살 고위험군 환자의 관리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본 연구에서는 자살 시도를 반복한 환자군일수록 사망률은 낮았다. 이전 자살 시도가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는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라는 연구결과26)나 2016에 시행된 국내 연구9)에서 이전 자살 시도가 없는 환자군과 반복적인 자살 시도군의 치명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보고와는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가 0회인 환자는 사망률이 7.0%, 1회인 환자군은 3.5%, 2회 이상인 환자군은 2.3%였다.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가 미상인 환자군이 19.7% 로 확인되었으며, 미상값을 가진 환자군의 사망률은 15.6%로 이전 자살 시도횟수가 0회, 1회, 2회 이상인 환자군들보다 높았는데, 이는 사망환자의 과거 자해/자살 시도횟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상기와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중독/비중독 수단으로 내원한 환자를 비교했을 시 중독은 여성 환자가, 비중독은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평균 연령은 중독환자가 45.0세, 비중독환자가 36.6세로 중독환자의 연령이 더 높았으며, 비중독환자들이 10–20대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반해 중독환자는 전 연령층에 걸쳐 발생하여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는 중독이 0회, 1회인 환자가 더 많았으며 2회 이상인 환자는 비중독환자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가 첫 번째 자살 시도 및 자살 시도 재발 때 중독을 그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음을 추정할 수 있다. 환자가 자살 시도를 반복하는 경우 사망률이 높은 비중독 수단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에 해당 환자군에 집중하여 사후관리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중독은 그 사망률이 4.0%로, 비중독 사망률인 13.6%보다 낮으나, 자해/자살 시도자 중 중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고, 특히 7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주요 자해/자살의 수단의 78.6%를 차지하여 중독으로 인한 실제 총 사망자 수는 1,832명이었다. 국내에서는 2011년 Paraquat 계열 제초제인 그라목손의 농약품목 등록 취소결정 및 2012년부터 생산/판매 중지제도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자살 사망률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보고들이 있다27,28). 본 연구에서도 중독환자의 사망률은 최고 7.7% (2011년)였으며 최저 2.5% (2020년)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자해/자살의 주요 수단인 중독에서 치명적인 그라목손 생산/판매 중지제도의 시행이 중독에 의한 사망률 감소와 함께 전체적인 자해/자살 사망자의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논문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환자의 이전 자해/자살 시도횟수를 볼 때 결측치와 미상값이 각각 1.5%, 19.7%로 많아 실제적인 이전 자살 시도횟수의 변화 및 이전 자살 시도횟수와 사망률과의 상관성을 분석하는 데 제한점이 있다. 두 번째로, 이전 자해/자살 시도력이 있는 경우, 이전 시도의 수단은 본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반복적인 자해/자살 시도자가 어떠한 수단으로 이전 자해/자살 시도를 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자살 사망자가 시행한 실제 자살 수단과 이전에 사용한 자살 시도 수단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세 번째로, 중독환자와 비중독환자를 비교하는 데 있어, 비중독 수단에는 사망률이 낮고 빈도가 높은 자상과, 사망률이 높고 빈도가 낮은 추락, 질식을 함께 분석하였기에, 성격이 다른 자해/자살 수단이 포함되어 있어 상기 수단의 특징을 분석하는 데 제한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네 번째로, 본 연구에서 바탕이 된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는 본 연구의 대상환자 포함 기간 중 2015년에 참여 병원 개수가 증가하고 변경되어 동일 코호트 집단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아닌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지난 10년간의 한국의 자해/자살 추이를 다기관 국가 자료를 통해 확인하였고, 대상 환자의 규모가 방대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였으며, 향후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프로그램 및 자살예방사업과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집중 대상이 되는 환자군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
결론
지난 10년 동안 응급실로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자의 발생률은 증가하였으며 자살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10년간 가장 흔한 자해/자살 수단은 중독이었다. 중독으로 인한 사망률은 높지 않으나,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다빈도로 사용되는 자해/자살 시도 수단이고, 고령층(70대 이상)에서 자해/자살 시도의 주요 수단이며, 자살 사망의 주요 수단이었다. 10–20대에서 중독 수단에 의한 자해/자살이 최근 2–3년간 증가하는 추세이며, 의도적 중독에서 10–20대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향후 자해/자살 시도자들의 사후 관리 및 자살예방에 있어 10–20대 대상 자해/자살 시도 예방교육과 함께 고령층에 대한 중독 사망 예방교육 등 자해/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맞춤형 관리정책의 일환으로 의도적 중독예방 및 관리방안의 마련은 청년층의 자해/자살 시도 감소와 고령층의 자살 사망을 감소시켜 전체 자해/자살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Notes
이해상충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지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이 논문은 대한임상독성학회지와 다른 학회지에 동시 투고되지 않았으며 이전에 다른 학회지에 게재된 적이 없다.